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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용업
분야
경기도 무형문화재 제 15호 구리 갈매동 도당굿 구리 당주악사로 예능보유자.
내용
허용업(許龍業, 남)은 1947년(호적상에는 1948년생으로 등재됨)에 경기도 양주 구리면 수택리에서 허상천과 김옥예의 3남 1녀 중 차남으로 출생했다. 그가 네 살 무렵 구리면 갈매리 이사하여 그곳에서 성장했다. 그의 부모는 모두 무업에 종사하였다. 부친 허상천은 민속악(피리) 연주자였으며 백부 허상복 또한 광복 전후에 민속악 연주의 대가로 크게 활동하던 명인이었다. 허용업의 집안은 전통민속악 연주자의 집안이었으나 부친은 당시 국악인에 대한 낮은 사회적 지위와 그에 따른 열등감, 불투명한 장래 때문에 아들인 허용업을 국악연주자로 키우려 하지 않았다. 그러나 허용업은 집안의 음악적 혈통과 천부적인 재능 때문에 부친 몰래 피리를 연습했다.
용업이 12세 되던 해 서울시 동대문구 신설동으로 이사했다. 이곳에는 뛰어난 무악(巫樂) 악사가 많이 살았다. 중학교 2학년 여름에 아버지가 42살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나자 그해 겨울 민속악의 명인 이충선을 스승으로 삼았다. 이충선은 중요무형문화재 제49호 송파산대놀이의 기능보유자로 1901년 서울에서 출생했다. 그는 탈춤 음악 반주뿐만 아니라 서울의 민속음악 반주자로 명성을 떨쳤다. 이충선은 피리, 젓대, 해금의 명인인 이재덕에게 배웠다. 피리를 수년간 배워서 서울 무악의 연주자로 알려진 이충선은 피리, 대금, 해금, 단소, 장구 등 여러 악기에 능했다. 허용업은 처음 이충선에게 2개월 동안 삼현곡(三絃曲)과 무악 전반에 대해 수업을 받고 그 이듬 해 봄에 굿판에 나가 무악반주를 했다.
굿판에서 연주실력을 키워 가던 중 피리의 명인 강학수에게 피리를 다시 배우게 된다. 첫 스승 이충선은 원래 대금의 명인으로, 피리는 그가 나이 마흔에 시작했기 때문에 다양한 주법과 기량을 구사하지 못했다. 강학수는 이왕직 아악부 출신인 김여관의 수제자로 피리의 주법과 기교를 섭력한 명인이었다. 허용업은 강학수에게 피리를 배우면서도 꾸준히 굿판에 나가 피리연주를 했다. 그는 큰아버지 허상복의 배려로 굿판에서 유명한 명인들을 만나 민속악 전반을 배웠다. 큰아버지 허상복은 양주에서 이름난 씨름꾼이었으며 민속악의 권위자였다. 허상복은 조카 허용업을 위해 스승이 될 만한 사람을 골라 허용업과 함께 굿판에 내보냈다. 이렇게 만난 스승 중에는 염불곡의 ‘겹튀김’ 주법으로 유명한 이일선이 있었다. 이일선은 이충선의 형으로, 최승희의 전속악사였다고 한다. 피리는 이충선·강학수·이일선·지영희에게 배웠고, 대금은 허상복·이충선·한범수에게 배웠다. 해금은 지영희·허상복, 호적은 최인서·정규남, 단소는 강학수, 장구는 지갑성, 이정업에게서 배웠다. 이들은 당대 최고의 민속악 연주자들이다. 3년간 굿판에서 연주를 하다보니 그의 실력은 일취월장했다.
허용업은 1965년 서울시립국악단의 창단연주회에 참여하게 된다. 이때 최인서에게서 호적취타를 배우고 탑골공원 뒤에 있는 ‘정악연구소’에서 양금을 배웠다. 이후 육군본부 군악대에 복무하면서 정간보를 배웠다. 전역 후에는 굿판과 민속합주단원으로 방송국에서 연주하다가 1983년 굿판으로 돌아가 무악반주에 전념했다. 허용업은 1996년에 중요무형문화재 제104호 서울새남굿 이수자로 선정되었으나 고향마을인 갈매동과 인연을 맺은 아버지에게서 이어받은 잽이당주(당주악사)여서 사양할 수 밖에 없어 서울새남굿 전수교육 보조자를 포기하고 1998년에 경기도 무형문화재 제15호 구리 갈매동 도당굿의 예능보유자가 된다.
그는 1996년에는 ‘허용업 민속음악 기악독주집’이라는 CD를 자비로 제작했다. 허용업의 연주는 옛 연주의 교과서적인 주법을 모두 간직했기 때문에 국악계에서 대단한 반향을 일으켰다. 2003년 7월에는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국립관현악단이 주최한 ‘명인의 향기-허용업 창부타령 주제에 의한 피리 협주곡’을 공연했다. |
